사행성·소비자 기만 등 논란의 '테무깡'…'52만→570만' 이용자 폭증 이유 있었다

이윤아 기자 승인 2024.02.20 11:44 | 최종 수정 2024.02.22 00:59 의견 0
테무.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처

[디앵커=이윤아 기자] 초저가를 표방하는 중국 직구 쇼핑앱인 '테무(Temu)'가 국내에서 사행성 조작과 '테무깡'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테무는 국내에서 온라인 광고를 통해 신규 회원을 유치하며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과 무료 사은품을 제공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사행성 조장과 소비자 기망 행위 등 여러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국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른바 '테무깡'으로 불리는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크게 확산하고 있다.

과거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국내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때 유행했던 '알리깡'과 같은 현상이다. 알리깡이라는 말은 해당 쇼핑앱에서 산 물건을 '언박싱(개봉)'하는 영상을 SNS에 올려 조회수와 구독자수를 늘리면서 수입을 얻는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최근에는 테무가 국내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참여해 물건을 공짜로 받는 행위도 '테무깡'으로 불린다.

알리깡처럼 테무에서 구매하거나 무료로 받은 물품을 언박싱하는 영상을 '테무깡'이라는 태그를 붙여서 SNS에 공개하는 것도 유사하다.

룰렛 게임 방식의 크레딧 획득. 테무 앱 캡처

'52만 → 570만' 이용자 폭증…다단계 방식 회원 유치 논란

이로 인해 지난해 8월에 52만명이었던 테무 앱의 이용자수는 지난달 570만명으로 무려 10배나 폭증했다.

문제는 테무가 신규 회원 확충 과정에서 크레딧과 사은품을 살포하며 룰렛 게임과 다단계 방식의 신규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있어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사용자가 이들 중국 쇼핑앱에서 크레딧과 무료 사은품을 받으려면 신규 회원을 여러 명 추가해야 합니다. 일종의 다단계 방식이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은 룰렛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룰렛 게임을 통해 총 100코인을 모으면 현금 50만원어치의 혜택을 주는데, 99코인까지는 빠르게 모을 수 있지만 마지막 코인 1개를 얻으려면 10명 가까이 신규 회원을 가입시켜야 한다.

사람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는 흔한 마케팅 방법이다. 다만, '테무깡'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보상이 크기 때문에 2030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크레딧을 받기 위해 추가한 10명이 다른 10명을 데려와서 100명을 만들고, 1000명, 1만명까지 회원을 불리는 다단계와 같은 방식의 온라인 마케팅으로 짧은 시간 안에 이용자가 폭증하게 된 것으로 예상된다.

무료 사은품을 받는 방식도 비슷하다. 이용자가 무료로 사은품을 받으려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해서 점점 결제 금액을 줄여야 한다.

1명을 가입시킬 때마다 처음에는 몇십원이 줄어들지만, 나중으로 갈수록 몇원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테무 앱의 회원 유치 영업을 이용자가 대신해 줘야 하는 것이다. 결국, 대가가 없는 공짜는 없는 셈입니다. 이용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테무 앱 캡처

대가 없는 공짜는 없어…"최대 60명 유치해야 무료 사은품 제공"

그런데 과연 테무에서 몇 명을 유치해야 크레딧과 무료 사은품을 받을 수 있는 걸까요? 테무 앱을 보면 크레딧과 무료 사은품을 받는 규칙이 나와 있다.

거기에는 크레딧은 '신규 앱 사용자 7명 초대 시 첫 번째 보상 보장', 무료 사은품은 '최대 60명의 신규 사용자를 초대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온라인상에는 크레딧을 받아 무료 쇼핑을 하거나 무료로 사은품을 받은 사람들의 인증글도 있지만, 진위는 알 수 없다.

테무 앱 이용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픈채팅방 등을 만들어 품앗이를 통해 다수의 추천인을 빠르게 모집하고 있어서 '테무깡'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2022년 8월에 출시한 테무 앱은 불과 1년 6개월여 만에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기준 다운로드수 1억 이상을 기록했다.

앱 이용자들은 '물건을 싸게 샀다', '싼데 품질이 괜찮다'라는 평가와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 '싼만큼 품질이 떨어진다' 등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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